매년 건강검진을 받는 사람 중 상당수가 위내시경 검사 결과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Helicobacter pylori)’ 양성 소견을 받습니다.
하지만 헬리코박터균이 무엇이고, 치료가 꼭 필요한지, 암으로 진행되는 건 아닌지 명확히 알지 못해 막연한 불안이나 방치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헬리코박터균은 세계 인구의 절반 이상이 보유하고 있는 세균으로, 위염, 위궤양, 위암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1급 발암요인으로 지정된 병원균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헬리코박터균이 위내시경에서 발견됐을 때 정확히 무엇을 의미하는지, 그리고 치료 여부, 방법, 예후, 생활 관리법까지 총정리해 드립니다.
헬리코박터균이란? – 위에서 살아남는 특수한 세균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Helicobacter pylori)은 위에 감염되는 나선형의 세균으로, 강한 위산 환경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 균 중 하나입니다.
이 균은 위 점막에 달라붙어 점막을 자극하고 염증을 유발하며, 장기적으로는 위 점막을 약화시켜 궤양, 위축성 위염, 장상피화생, 위암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 1994년 세계보건기구(WHO)와 국제암연구소(IARC)는 헬리코박터균을 '1급 발암인자'로 공식 분류했습니다.
하지만 모든 감염자가 위암으로 진행되는 것은 아니며, 위험 인자와 증상의 유무에 따라 치료 방침이 달라집니다.
위내시경에서 헬리코박터균이 발견됐다는 의미
건강검진에서 받는 위내시경은 주로 위염·궤양·용종·암 여부를 확인하는 목적이지만,
점막 조직을 일부 채취해 헬리코박터균 감염 여부도 함께 검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양성이 나왔다는 것은 현재 위 점막에 헬리코박터균이 존재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헬리코박터균 진단 방식:
- ✅ 조직검사(생검): 내시경 시 위 점막 일부를 떼어내 균을 확인하는 가장 정확한 방법
- ✅ 요소분해효소검사(UBT): 요소를 먹은 뒤 숨결 속 분해 여부를 측정하는 비침습적 검사
- ✅ 대변 항원 검사: 감염 여부를 간편하게 확인 가능
- ✅ 혈청 항체 검사: 과거 감염 이력까지 확인 가능 (현재 감염과는 구분 필요)
위내시경 조직검사에서 양성 소견이 나왔다는 것은 현재 위에 실제로 균이 존재하고 활동하고 있는 상태를 뜻합니다.
헬리코박터균 감염 시 치료가 꼭 필요한가?
과거에는 증상이 없으면 치료하지 않아도 된다는 입장이 있었지만,
최근에는 다음과 같은 고위험군에 대해서는 적극적인 제균치료가 권장되고 있습니다.
✅ 치료 권장 대상:
- 위궤양, 십이지장궤양을 앓았던 사람
- 위암 가족력이 있는 경우
- 위축성 위염, 장상피화생 등 위암 전단계 병변이 있는 경우
- 조기 위암 치료 후 재발 방지 목적
- 만성 위염을 반복적으로 앓는 경우
- 건강검진에서 헬리코박터균이 발견된 40세 이상 중·고위험자
✅ 즉, 단순 감염이더라도 위암 위험인자와 동반된다면 제균치료가 강력히 권장됩니다.
반대로, 증상이 없고 젊고 건강한 사람이라면 전문의 상담을 통해 치료 여부를 결정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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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리코박터균 치료법 – ‘제균치료’란 무엇인가?
헬리코박터균을 없애기 위한 치료는 흔히 **‘제균치료’**라고 부르며,
보통 2가지 이상의 항생제와 위산 억제제를 1~2주간 병용 복용하는 방식입니다.
✅ 대표적인 치료 방식:
- 표준 삼제요법: PPI + 클라리스로마이신 + 아목시실린
- 사제요법: 표준요법 실패 시 추가 항생제 포함
- 제균치료 기간: 보통 7~14일
- 치료 성공률: 1차 성공률 약 70~80%, 2차 치료까지 하면 90% 이상
제균치료 후에는 반드시 4주 이상 지난 뒤 재검사(호기검사 등)로 치료 성공 여부를 확인합니다.
✅ 치료 중 가장 흔한 부작용은 설사, 복통, 미각 이상, 메스꺼움이며,
정해진 약을 빠짐없이 복용해야 제균 성공률이 높습니다.
제균치료 후에도 다시 감염될 수 있나요?
헬리코박터균은 구강-구강, 대변-구강 경로를 통해 전염될 수 있기 때문에
치료 후에도 감염 환경에 노출되면 재감염 위험이 있습니다.
✅ 재감염을 막기 위한 생활 수칙:
- 식사 전·후 손 씻기 철저
- 가족 중 감염자가 있다면 함께 검사 및 치료
- 음식 덜어먹기, 젓가락·숟가락 따로 사용하기
- 위 건강에 좋은 식단 유지 (맵고 짠 음식 피하기)
- 금연, 금주, 스트레스 완화 등 생활 개선
특히 가족 내에서 감염이 퍼질 수 있으므로, 동시에 제균치료받는 것이 권장되기도 합니다.
결론: 헬리코박터균, 그냥 방치하지 마세요
헬리코박터균은 ‘무증상 감염’일지라도 장기적으로 위 건강을 손상시키고 위암 위험을 높일 수 있는 균입니다.
건강검진에서 우연히 발견되었다면 전문의와 상의하여 제균치료 필요성을 확인하고,
적극적인 생활 관리와 위 점막 회복을 도울 수 있는 식습관을 함께 실천해야 합니다.
내시경에서 양성이 나왔다고 무조건 겁낼 필요는 없지만,
제때 대처하지 않으면 나중에 더 큰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은 꼭 기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