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말을 더듬거나 발음이 부정확해지고, 한쪽 팔다리에 힘이 빠지며, 일시적으로 의식을 잃는 증상이 나타났다면 단순히 스트레스나 피로 때문이 아닐 수 있습니다.
특히 이런 증상이 10대 이하의 아이들 혹은 30~40대 여성에게 발생했다면, 반드시 의심해야 할 희귀 질환이 있습니다. 바로 **“모야모야병(Moyamoya Disease)”**입니다.
이 질환은 뇌혈관이 점점 좁아지면서 뇌로 가는 혈류가 줄어들고, 이를 보완하려는 작은 혈관들이 형성되며 다양한 신경학적 증상과 뇌졸중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모야모야병의 초기증상, 특히 말이 어눌해지는 언어장애 증상을 중심으로, 언제 병원을 찾아야 하는지, 그리고 자가 체크 포인트까지 정리해드립니다.
모야모야병이란? – 뇌혈류가 점점 막히는 진행성 혈관질환
모야모야병은 뇌 안쪽의 주요 혈관(내경동맥·중대뇌동맥·전대뇌동맥)이 점점 좁아지고 막히는 질환입니다.
뇌혈류가 차단되면 뇌 조직에 산소와 영양 공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이를 보완하려고 비정상적인 얇고 가느다란 혈관(측부순환)이 새롭게 형성되는데, 이 혈관들이 마치 연기처럼 보인다고 해서 일본어로 ‘모야모야(안개처럼 뿌연)’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
이 병은 진행성 혈관질환으로 자연치유가 어렵고, 시간이 지날수록 혈관 폐색이 심해지며, 결국 **허혈성 뇌졸중(뇌에 혈류가 차단됨)**이나 **출혈성 뇌졸중(이차 혈관 파열)**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특히 아이들의 경우 허혈로 인해 실신, 마비, 언어장애, 성인의 경우 출혈로 인한 심각한 후유증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초기증상 – 말이 어눌해지는 ‘언어장애’는 중요한 신호
모야모야병의 증상 중 가장 흔하게 관찰되는 것이 바로 일시적인 언어장애입니다.
이 증상은 뇌혈류가 일시적으로 줄어들면서 나타나는 **일과성 허혈 발작(TIA)**의 일환으로, 다음과 같은 형태로 나타납니다:
- 갑자기 말이 어눌해지고 발음이 흐려짐
- 단어가 생각나지 않거나 문장을 제대로 구성하지 못함
- 말을 하려 해도 입이 잘 움직이지 않음
- 상대방의 말을 알아듣기 어려움 (수용 언어장애)
이러한 언어장애는 몇 분에서 수십 분 정도 나타났다가 사라지기 때문에, 대개는 스트레스나 피로 때문이라고 착각하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반복적으로 나타난다면 모야모야병의 신호일 수 있으며, 특히 팔·다리에 힘이 빠지거나, 갑작스러운 두통이나 어지럼증이 동반된다면 즉시 병원에 가야 합니다.
아이의 경우, 다음과 같은 이상행동도 모야모야병을 의심할 수 있습니다:
- 말하는 속도가 느려지거나, 단어 선택에 어려움을 겪음
- 갑자기 멍해지고 반응이 느림
- 말을 하다 끊기거나 반복함
- 발음이 부정확해지며, 이전과 말투가 달라짐
이처럼 일시적인 언어 이상은 ‘작은 뇌졸중’의 전조증상일 수 있으므로, 반복되거나 뚜렷한 변화가 감지되면 뇌영상 검사를 받는 것이 가장 안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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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이 어눌해질 때 자가 체크리스트 (모야모야병 의심 기준)
모야모야병은 드물지만 특정한 연령과 증상 패턴에서 자주 발견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아래 체크리스트 중 3가지 이상 해당된다면, 병원 검진을 권장합니다.
✅ 10세 이하 또는 30~40대 여성이다
✅ 말이 어눌해지거나 문장 구성이 어려운 순간이 최근에 있었다
✅ 팔·다리에 힘이 빠진 적이 있다 (일시적 마비 포함)
✅ 갑작스러운 두통이나 어지럼증을 자주 경험한다
✅ 실신 또는 수초 간 의식이 흐려지는 일이 반복된다
✅ 감정이 격하거나, 피곤할 때 증상이 더 심해진다
✅ 가족 중 뇌졸중·뇌출혈·희귀 뇌질환 병력이 있다
이러한 증상이 모두 일과성 허혈발작(TIA)의 형태로 반복되다가, 어느 순간에는 실제 뇌졸중으로 진행될 수 있기 때문에, 절대 ‘잠깐이니까 괜찮겠지’ 하고 넘겨선 안 됩니다.
모야모야병은 뇌 MRI 및 MRA(혈관 조영) 검사를 통해 정확히 진단할 수 있습니다.
언제 병원을 가야 할까? 조기 진단의 중요성
모야모야병은 조기 발견 시 치료 성과가 매우 좋습니다.
특히 증상이 경미한 초기 단계에서는 **수술(혈류 재건술)**을 통해 뇌혈류를 회복시키고 뇌졸중 위험을 낮출 수 있으며, 아이들의 경우 발달 장애나 인지 저하를 막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합니다.
다음과 같은 경우는 신경과 또는 신경외과 전문의를 통해 검사를 받아야 합니다:
- 일시적인 언어장애나 신체마비가 두 번 이상 반복된 경우
- 갑작스러운 두통, 시야 흐림, 어지럼증과 함께 말이 이상해졌던 경험
- 감정 기복, 과호흡, 운동 후 실신이 동반되는 경우
- 뇌혈관 질환 가족력이 있는 경우
검사는 뇌 MRI·MRA, 뇌혈류 측정, 뇌파 검사 등을 통해 이루어지며, 이상 소견이 발견되면 정맥이나 동맥을 이용한 우회 혈류 수술을 통해 진행을 막을 수 있습니다.
결론: '말이 어눌하다'는 건, 내 뇌가 보내는 긴급 신호입니다
모야모야병은 희귀 질환이지만, 전조증상은 생각보다 자주 그리고 조용히 찾아옵니다.
특히 갑작스러운 언어장애는 뇌혈류 이상을 의미하는 가장 직접적인 신호이며, 방치할 경우 뇌졸중이라는 심각한 결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말이 이상하게 느껴지거나, 아이가 갑자기 멍하거나 말을 더듬는다면, ‘괜찮겠지’보다는 ‘검사를 받아보자’는 선택이 필요합니다.
뇌는 준비 없이 멈출 수 있지만, 조기 진단은 생명을 바꿀 수 있습니다.